"제가 경남 거창에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1968년 버스로 장장 16시간 걸려 부산에 처음 왔습니다. 못 배운데다 먹고 살 양식도 없어 기술이라도 배워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로 괴나리봇짐 메고 온 것이죠. 라스베이거스처럼 불빛이 화려했던 부산에서 처음엔 월급도 못 받으면서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워
자동차부품, 버스,
화물차로 여지껏 기름밥을 먹고 있는데, 같이 기름밥 먹는 식구들도 가난을 대물림해서는 안 되겠다, 못 배운 한을 풀어야겠다, 그래서 화물
운전자 자녀 장학사업 등 복지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김옥상(57) 전국화물
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전국화련)·
공제조합 회장은 "기름밥 먹고 자수성가했다"며 같이 기름밥 먹는 화물차 가족들의 복지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지난 2007년부터 전국화련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가 지난해 3월 화물운전자가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운송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화물운전자복지재단을 설립한 것도 그 때문이다.
김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복지재단은 지난 21일 운전자 자녀 1천144명에게 총 8억8천6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재단 설립 이래 총 35억 3천600만 원의 장학금을 4천444명(고교생 1천816명,
대학생 2천628명)에게 지급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전국화련·공제조합도 지난 13일 올 상반기 장학금으로 505명에게 4억 2천만 원을 전달했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공제조합의 장학사업은 그간 9억여 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왔는데, 올해는 처음 사업규모의 23배에 달하는 9억1천만 원으로 급성장했다.
김 회장은 "화물가족의 장학 사업은 성적 위주로 장학생을 선발하는 다른 데와는 달리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경제사정으로 학업에만 전념할 수 없는 화물운전자 자녀들의 현실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후반기에는 장학금뿐만 아니라 중·고생 교복까지 맞춰 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화련의 현안과 맞물려 화물운전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서라도 화물차
주차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부산 신항만에 주차장이 없다보니 길가에 주차하는 일이 잦고, 도난 등에 대한 우려로 운전자들이 집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길에서 잠을 자야 하는 경우도 많다"는 김 회장은 "마진 없는
주유소 사업과 함께 화물차 주차장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밤낮없이 일하는 화물운전자들을 위해 통행료도 밤에만이 아니라 낮에도 할인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김 회장은 "화물자동차운송사업이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다 보니
중소기업으로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어 이참에 화물자동차운송사업을 중소기업으로 집중 육성해 줄 것을 정부 당국에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2011년 6월 24일자 29면 (임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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